
"이제 다 클라우드로 가는거 아니야?"
맞습니다. 기업들이 점점 그들의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클라우드가 커질수록 코로케이션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니, 클라우드가 다 해결해 주는 것 아니었어?"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확장성과 유연성이 뛰어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보안이 중요한 데이터까지 클라우드에 올리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자니 비용과 관리 부담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바로 코로케이션입니다. 내가 직접 구매한 서버를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에 입주시켜 운영하는 방식으로 비용은 줄이고, 서버에 대한 통제권은 유지하면서, 클라우드와도 연계할 수 있는 묘수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코로케이션이 호스팅 및 일반적인 자체 데이터 센터 운영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고, 글로벌과 국내 코로케이션 시장 현황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콘텐츠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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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T 인프라 운영의 대표적인 4가지 방식
기업 규모에 따라서 IT 인프라를 운영하는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단 클라우드는 제외하고, 전통적인 IT 인프라 운영 방식 4가지의 특징과 차이점을 간단히 알아봅시다. 클라우드를 이용할 계획이 아니라면 보통은 1번에서 시작해 기업 규모에 커짐에 따라 4번까지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지 출처 : Bluehost, Shared Hosting vs. Dedicated Hosting: Which Is Best for You?>
① 웹호스팅 – "그냥 남이 다 해주는 게 좋아!"
웹호스팅은 기업이 특정 웹서비스나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카페24, 가비아, 고대디(GoDaddy), 블루호스트(Bluehost) 같은 웹호스팅 서비스는 기업이 서버를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기업이 원하는 웹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주죠. 하지만 웹호스팅에서 제공해 주는 인프라는 특정 서버의 가상화된 일부 자원입니다.
●장점: 저렴하고 간편하다.
●단점: 서버 설정도, 성능도, 보안도 내 마음대로 못 한다.
② 서버호스팅 – "서버는 내 거, 관리만 남이 해줘!"
서버호스팅은 웹호스팅과는 달리 서버를 통째로 임대할 수 있습니다. 이 서버는 서버호스팅 제공 회사의 데이터 센터에 있고요. 기업은 이 서버 중 특정 서버를 단독으로 사용합니다. 임대하지만, 물리적인 위치는 데이터 센터에 있죠. 그리고 이 서버의 관리를 서버호스팅 회사에서 알아서 다 해줍니다. 기업은 그저 서버에 원격으로 접속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면 됩니다. 서버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주기적인 모니터링 등 관리에 필요한 모든 부분은 서버호스팅 회사의 담당자들에게 일임하는거죠.
●장점: 성능이 뛰어나고 원하는 대로 설정 가능.
●단점: 결국 서버는 내 것이 아니다.
<이미지 출처 : Friktoria.com, What is Colocation Hosting>
③ 코로케이션 – "내 서버는 내 거, 남의 IDC에서 돌린다!"
코로케이션은 기업이 직접 구매한 서버를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에 맡겨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IDC에서는 상면공간, 전력, 냉각, 네트워크, 보안 같은 서버 운영을 위한 핵심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기업은 서버 운영과 유지보수를 직접 챙겨야 합니다. 우리 회사 서버를 운영할 공간과 전력, 네트워크 자원을 제공받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버는 IDC의 공개되어있지 않은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고, 서버에 접근하려면 엄격한 보안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장점: 서버를 직접 소유하면서도 데이터 센터의 고급 인프라를 활용 가능.
●단점: 하드웨어 유지보수나 장애 대응은 사용자의 몫.
④ 자체 데이터 센터 – "100% 내 거, 하지만 돈이 문제!"
호스팅을 거쳐 코로케이션까지 온 기업이 규모가 더욱 커지면, 아예 자체 데이터 센터 구축을 고민합니다. 그래서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는 자체 데이터 센터(On-Premise)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죠. 넓은 부지는 물론 건물을 올리고 시설 및 인프라 운영도 직접 해야 합니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은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합니다.
●장점: 모든 보안을 직접 통제할 수 있음.
●단점: 돈이 많이 들고, 운영 부담도 크다.
2.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선택하는 이유
<이미지 출처 : Data Center Knowledge, Four Ways to Build a Colocation-Friendly Hybrid Cloud>
코로케이션이 무엇이고 호스팅, 자체 데이터 센터 운영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제 잘 아시겠죠? 그럼 이제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선택하는 핵심 이유를 알아볼 차례입니다. 아래와 같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데이터 센터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려면?"
●부지 확보해야 함
●전력, 냉각 인프라 깔아야 함
●24시간 모니터링할 보안 인력 둬야 함
이 모든 과정이 돈입니다. 하지만 코로케이션을 이용하면? 데이터 센터 인프라는 빌려 쓰고, 서버는 직접 소유할 수 있습니다. 즉,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IT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것!
② 글로벌 네트워크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
코로케이션의 강점 중 하나는 뛰어난 네트워크 연결성입니다. 예를 들어, 에퀴닉스(Equinix)와 디지털리얼티(Digital Realty) 같은 글로벌 코로케이션 업체들은 AWS, Azure, Google Cloud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하죠.
"그래서 그게 왜 좋은 건데?"
●클라우드와 직접 연결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짐
●네트워크 지연(Latency) 문제가 줄어듬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하기가 훨씬 쉬워짐
즉, 코로케이션을 활용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이 가능합니다.
③ 금융권이나 대기업도 코로케이션을 활용한다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이나 대기업들은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지 않나?"
맞습니다. 핵심 데이터(예: 고객 정보, 금융 거래 데이터)는 자체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모든 IT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일부 인프라는 코로케이션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데이터 → 자체 데이터 센터에서 직접 운영
●웹 서버, 애플리케이션 서버 → 코로케이션을 활용해 비용 절감
이렇게 하면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겠죠. 그래서, 코로케이션이 딱 맞는 기업은 어떤 곳일까요?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기에는 부담되지만, 서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싶은 기업
●고성능 IT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클라우드 비용이 부담되는 기업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는 기업
"그럼 우리 회사도 코로케이션을 고려해야 할까?"
●데이터 보안이 중요하고, 직접 운영할 여력이 있다면? 자체 데이터 센터
●서버 운영은 하고 싶지만, 인프라 구축 비용이 부담된다면? 코로케이션
●유연성과 확장성이 필요하다면? 퍼블릭 클라우드 + 코로케이션
기업마다 IT 전략은 다르지만, 코로케이션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코로케이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3.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 얼마나 성장하고 있을까?
1) 코로케이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이미지 출처 : FNF Research, Data Center Colocation Market>
"클라우드가 대세인데, 코로케이션 시장이 계속 커진다고?"
네, 그렇습니다. 코로케이션 시장은 현재도 꾸준히 성장 중이랍니다. 오히려 클라우드가 성장하면서 코로케이션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기업들이 클라우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코로케이션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로벌 대기업들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하면서 코로케이션을 필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죠. 그럼 본격적으로,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의 성장 현황과 주요 사업자들을 살펴봅시다.
데이터 센터 시장은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① 자체 데이터 센터(On-Premise)
② 코로케이션(IDC 기반 인프라 서비스)
이 중 코로케이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요.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은 FNF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 평균 14.7%, GMI(Global Market Insight)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GMI 발표 관련 기사 보기) 왜그럴까요?
●클라우드 기업들도 자체 데이터 센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
●AI, 5G, IoT 등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물리적 인프라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면서 코로케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
현재 글로벌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코로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이상으로, 이 비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합니다.
2)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의 두 강자 :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그럼 코로케이션 사업자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는 어디야?"
현재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을 주도하는 두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에퀴닉스(Equinix)와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 두 회사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봅시다.
① 에퀴닉스 (Equinix) - 글로벌 코로케이션 1위 사업자
<이미지 출처 : Data Center Frontier, Equinix NY5, NY11 Data Centers Generate Digital, Economic Magnetism in NY-NJ>
"세계에서 가장 네트워크 연결성이 좋은 데이터 센터"
에퀴닉스는 전 세계 70개 이상의 도시에서 250개 이상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강한 이유는 단순한 데이터 센터 임대 사업자가 아니라, 코로케이션을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서비스와 결합해 제공하기 때문이랍니다.
●AWS, Azure, Google Cloud 등과 직접 연결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제공
●다양한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와 연계해 초저지연(Low Latency) 네트워크 구축
●금융, 헬스케어, 미디어, 클라우드 기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즉, 네트워크 연결성과 클라우드 친화적인 인프라가 에퀴닉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② 디지털 리얼티 (Digital Realty) - 홀세일 코로케이션의 강자
<이미지 출처 : Data Centre Magazine, Digital Realty & OVHcloud Partner on Data Centre Network>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의 대표 주자"
디지털 리얼티는 코로케이션과 함께 홀세일(Wholesale) 데이터 센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회사는 글로벌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초대형 데이터 센터를 임대하는 방식을 강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고객사 : AWS, Microsoft, Google, IBM, Meta, Oracle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대형 IT 기업들이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
●미국, 유럽, 아시아 등 20개국 이상에서 데이터 센터 운영
즉, 대규모 IT 기업을 위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에 특화된 것이 디지털 리얼티의 차별점입니다.
3) 코로케이션 서비스 유형 : 리테일 vs 홀세일
<이미지 출처 : FLEXENTIAL, Retail colocation vs wholesale colocation>
"근데 코로케이션도 종류가 나뉜다고?"
그렇습니다. 코로케이션에는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답니다.
●리테일 코로케이션 (Retail Colocation)
●홀세일 코로케이션 (Wholesale Colocation)
하나씩 특징을 간단히 알아볼까요?
① 리테일 코로케이션 – 중소기업 및 일반 기업용
●기업이 랙(Rack) 단위로 서버를 맡기는 방식
●중소기업, 스타트업,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많이 이용
●네트워크 연결과 보안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
② 홀세일 코로케이션 – 대형 IT 기업용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AWS, Google Cloud)들이 많이 이용
●서버룸(Room) 또는 데이터 센터 전체를 대여하는 방식
●자체 네트워크와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음
일반적으로 전체 코로케이션 시장에서 리테일과 홀세일 비중은 7:3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에퀴닉스는 리테일 코로케이션이 강하고, 디지털 리얼티는 홀세일 코로케이션에 최적화된 사업자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여기서 잠깐! 디지털 리얼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에퀴닉스와 같이 커머셜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쪽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세 번째, 마지막 콘텐츠에서 자세히 다뤄볼게요.
그렇다면,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클라우드 기업도 자체 데이터 센터만으로는 부족하다
AWS, Azure, Google Cloud 같은 클라우드 기업들도 글로벌 인프라 확장을 위해 코로케이션을 활용 중입니다. 특히,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 확대되면서, 로컬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죠.
■AI, 5G, IoT 등 데이터 트래픽 폭증이 코로케이션 수요를 증가시킨다
AI 연산,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같은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보다 코로케이션을 활용해 IT 인프라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데이터 센터의 친환경(그린 데이터 센터) 트렌드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중입니다. 코로케이션 데이터 센터도 재생 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성 개선 등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에 집중하고 있죠. 에퀴닉스와 디지털 리얼티는 100% 재생 에너지 기반 데이터 센터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핵심 내용만 요약하자면,
●코로케이션 시장은 클라우드와 함께 성장 중입니다.
●에퀴닉스는 네트워크 연결성이 강점이고, 디지털 리얼티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기업들은 리테일(중소기업) 또는 홀세일(대형 IT 기업) 코로케이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제, 한국 시장에서는 코로케이션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4. 한국의 코로케이션 시장 특징은? feat. 통신사 IDC
<이미지 출처 : 매일경제, 민간 데이터 센터 76% 수도권에 편중 … 전력수급 과부하 우려>
"한국에서도 코로케이션이 활성화되고 있을까?"
물론입니다. 코로케이션 시장은 글로벌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통신사가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시장을 꽉 잡고 있음
●금융권과 대기업들은 여전히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큼
●글로벌 코로케이션 사업자들도 한국 시장에 하나둘씩 발을 들이고 있음
그렇다면, 한국의 코로케이션 시장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하나씩 살펴봅시다.
1) 한국 IDC 시장, 통신사가 장악한 이유는?
<이미지 출처 : 삼성증권 리포트>
<이미지 출처 : 파이낸셜 뉴스, 기업 디지털전환 급물살 타고 통신사 'IDC' 새먹거리 부상>
"아니, 왜 한국은 코로케이션 데이터 센터보다 통신사 IDC가 더 많아?"
앞서 살펴봤듯이, 해외에서는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같은 코로케이션 전문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들이 데이터 센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삼성증권 리포트를 보면, 국내 데이터 센터 수는 2024년부터 연평균 17%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데이터 센터 중 66%가 통신사 IDC입니다. 2026년에는 통신사 비중이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삼성증권에서는 예측하고 있고요.
<이미지 출처 : 디지털데일리, 한국데이터 센터연합회, 데이터 센터 산업 시장 및 전망 보고서(2024~2027) 발간>
이번엔 매출액 규모로 데이터 센터 시장을 살펴봅시다. 한국데이터 센터연합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국내 민간 데이터 센터 시장은 4.3조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24조가 상업용 데이터 센터입니다. 이게 코로케이션 매출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서 전체 데이터 센터, IDC 중 60% 이상이 통신사라고 했으니, 코로케이션 시장에서 통신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봐야겠죠? 그럼, 한국은 왜 이렇게 글로벌과는 달리 통신사가 코로케이션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것일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미 장악하고 있다
코로케이션을 하려면 고속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통신 3사가 대부분 구축해 놓았죠. 즉,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시장을 장악한 것입니다.
② 금융권과 대기업이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금융권과 대기업들이 보안과 운영 통제권을 이유로 자체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융권도 코로케이션을 적극 활용하는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입니다.
③ 데이터 센터 구축 비용이 높다
한국은 부지 확보가 어렵고, 전력 인프라도 제약사항이 많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려면 전력 인프라 구축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죠. 결국, 이미 인프라를 보유한 통신사들이 자연스럽게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국의 코로케이션 시장은 통신사가 운영하는 IDC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2) 금융권과 대기업, 자체 데이터 센터 vs 코로케이션
<이미지 출처 : 인공지능신문, 카카오뱅크 ‘인공지능 센터’, AI 및 고집적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 센터 선택>
"근데 금융권이나 대기업들도 코로케이션을 쓰긴 해?"
쓰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한국에서는 기업들이 여전히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금융사들은 보안과 규제 문제로 인해 자체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음
●대기업들도 핵심 IT 인프라는 자체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하려는 경향이 큼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카카오뱅크는 자사의 인공지능 센터를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 센터에 구축했습니다. 디지털 리얼티의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거죠.
●데이터 센터 구축 비용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
●특히 IT 스타트업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코로케이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함
즉, 대기업과 금융권은 여전히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지만, IT 스타트업과 클라우드 기반 기업들은 코로케이션으로 이동 중이라는 점이 한국 시장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글로벌 코로케이션 기업들의 한국 진출
"그럼 에퀴닉스나 디지털 리얼티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에서 뭐 하고 있어?"
현재 글로벌 코로케이션 기업들도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 중입니다. 두 기업 모두 한국에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둘 다 서울에서 데이터 센터(Equinix SL1)를 운영 중이고요. 에퀴닉스는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클라우드 및 금융권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 중이며, 디지털 리얼티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들, 그리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가 필요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까지 한국 코로케이션 시장이 통신사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들도 점점 더 시장을 키우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4) 한국 코로케이션 시장,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미지 출처 : 비즈워치, 코로나 이후 '서버호텔' 급증…통신사 물 만났네>
한국 코로케이션 시장은 위와 같이 연평균 18%의 고도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나,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통신사 IDC 중심으로 흘러갈 것으로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AI의 확산에 따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로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같은 글로벌 코로케이션 기업들이 시장을 넓혀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금융권과 대기업도 점점 코로케이션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앞서 카카오뱅크 사례에서 확인했죠? 지금까지는 보안과 규제 문제로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선호했지만, 데이터 센터 구축 비용과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시스템 혹은 전부를 코로케이션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AI가 큰 영향을 끼쳤죠.
결국, 한국 코로케이션 시장은 클라우드 + 코로케이션 = 하이브리드 IT 환경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IT 전략이 확산되면서,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핵심 내용만 요약하자면,
●한국은 통신사(IDC) 중심의 코로케이션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금융권과 대기업은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선호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 중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확산과 함께 코로케이션 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코로케이션이 무엇이고 기업들이 코로케이션을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글로벌 및 한국 코로케이션 시장의 특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아쉽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여러분도 그럴 것으로 믿고, 다음 콘텐츠를 예고하겠습니다. 앞서 간단히 언급했었던, 홀세일 코로케이션의 강자 디지털 리얼티 기억하시죠?
지난 2월 5일(수) 오전에 서울 상담동에 있는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 센터 ICN 10에서 국내 IT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브리핑 + 센터 투어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도 이 행사에 다녀왔는데요. 이어지는 콘텐츠에서 디지털 리얼티 ICN 10 센터를 다녀온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끝!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너무 좋은 정리입니다 코로케이션 시장이 한번에 정리되네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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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회원가입정리가 잘 되어 있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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