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2일, IT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빅 뉴스가 있었습니다. 다들 많은 기사로 접하셨을 Broadcom의 VMware 인수 완료 뉴스입니다. 사실 거대 IT 기업 간의 M&A는 종종 있는 일이었기에 인수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 놀랄 만한 뉴스는 아닙니다. 업계 사람들이 놀라워했던 이유는 인수의 내용에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Broadcom이 VMware의 라이선스 체계를 개편하면서 전면 구독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VMware는 글로벌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부동의 No.1을 기록하고 있는 절대 강자입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고 알려져 있죠. 비단 글로벌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온프레미스 인프라에서 VMware의 점유율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미 오랫동안 서버 가상화 솔루션의 강자로 군림해온 VMware는 2010년대 중반 금융권 망분리, 그리고 2020년대 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환경 확산으로 VDI 시장이 활성화되며 국내에서 고객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StorMagic, Consider Alternatives Now to Prepare for Broadcom’s VMware Acquisition Fallout>
그런데, 이번 Broadcom의 인수 및 영구 라이선스의 구독제 전환 발표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VMware 고객들은 달라진 라이선스 체계와 구독제 전환으로 인해 이전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고, VMware 파트너들에게는 비즈니스 권한 상실, 그리고 향후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위한 가상화 비즈니스 계획 전면 수정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반면에, 이번 인수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생긴 기업들도 여럿 있습니다. 기존의 VMware 고객을 자사 솔루션 고객으로 데려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VMware 고객들을 위한 마이그레이션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서두에서 언급한, Broadcom의 VMware 인수에 따라 변화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VMware 고객들에게 놓인 선택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젠다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젠다 |
1. Broadcom의 VMware 인수로 요동치는 가상화 시장 2. 가장 큰 이슈는 VMware 라이선스 정책 변경과 구독제 전환 3. 결론 : 선택의 기로에 놓인 VMware 고객들,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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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roadcom의 VMware 인수로 요동치는 가상화 시장
■Broadcom, 뭐하는 회사지?
<이미지 출처 : Broadcom, Everything's connected by Broadcom>
1991년 미국에서 설립되어 1998년 나스닥에 상장된 Broadcom은 통신, 네트워크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기업입니다. 각종 통신 장비, 네트워크 스위치와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들에 장착된 CPU의 대부분은 Broadcom의 프로세서거든요.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공유기들도 Broadcom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Broadcom은 주로 통신 및 네트워킹 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특화되어 있는데요. Broadcom 반도체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영억으로 네트워크 스위치 및 라우터, WiFi 및 Bluetooth가 적용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각종 기기, 서버와 스토리지에 사용되는 컨트롤러, 인터넷 및 케이블 TV를 위한 모뎀, 스마트 카드 리더기 및 결제 시스템 등이 있습니다.
Broadcom은 매년 기업을 인수하며 성장해 온 M&A 전문 기업입니다. 국내 IT 업계에 Broadcom의 M&A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8년 CA Technologies, 2019년 Symantec 인수일텐데요. 기업 IT 인프라 관리를 위한 솔루션과 사용자 인증 및 접근 권한 관리 등의 보안 솔루션으로 유명했던 CA Technologies, 그리고 2015년 Veritas 분사 및 매각 후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으로 자리잡은 Symantec의 인수를 통해 Broadcom은 더 이상 반도체, 하드웨어 전문 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에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죠. 그리고 2023년 11월, IT 인프라 운영 및 관리 솔루션 분야의 터줏대감인 VMware를 인수함으로써 IT 업계에서의 Broadcom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Broadcom의 VMware 인수를 좋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는?
사실 Broadcom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 합병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하드웨어로 기반을 다진 다음, 그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움으로써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게다가 한정된 하드웨어의 자원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주력해 온 VMware의 기술력이라면 Broadcom 입장에서 충분히 탐낼만한 먹잇감이었을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Broadcom이 인수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현재 국내에서 어떤 상태인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CA Technologies, Symantec 모두 국내에서 활발히 비즈니스를 전개하던 기업이었으나, Broadcom 인수 이후 거의 한국 지사 철수에 준하는 인사 조치가 단행되었습니다. Broadcom은 인수한 기업들의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기 위한 체질 개선 조치라고 말하지만,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그리 달갑지 않는 상황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하죠. 업계에서 과거 CA Technologies, Symantic 사례처럼 VMware의 국내 비즈니스도 대폭 축소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전자신문, 디지털데일리, ZDNet>
세간의 우려섞인 전망은 점차 현실화되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Broadcom은 VMware 한국 지사장 자리를 없애고 지사장의 역할을 VMware Korea 사업부문 별 리더들에게 분배했으며, 싱가포르, 대만, 홍콩을 관장하는 아시아 대표가 한국 지사도 맡게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VMware Korea 홍보 담당직도 없어졌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Broadcom이 VMware의 한국 시장을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보여지기에 충분하죠. 지난 2018년 CA Technologies, 2019년 Symantec 인수 때에도 CA Technologies 한국지사, Symantec 한국지사는 거의 철수라고 해도 될 법한 인사조치가 단행되었기에(관련 기사 참고) 이번 Broadcom의 VMware Korea에 대한 조직 변경은 좋은 조짐은 아님이 확실해 보입니다.
게다가 불똥은 VMware Korea 조직에만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 VMware 파트너들의 비즈니스 권한에도 대폭 수정이 가해졌는데요. 일단 2개로 운영하던 총판 체제는 1개 업체로 일원화되었고, 파트너사 역시 일괄 계약 종료 후 다시 재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총판이 2개에서 1개로 줄어들면 2개 총판에서 관리하던 파트너사와 시장을 1개 총판에서 담당해야 하기에, 총판권을 잃어버린 다우데이타의 VMware 사업부 인력 전부가 살아남은 총판인 에티버스로 이관되지 않는 이상 업무에 구멍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겁니다.
총판이 변경되면 파트너사들도 기존 계약 건을 이관하는 작업, 그리고 새로운 총판과의 업무 처리 방식을 습득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파트너들의 옥석가리기 작업까지 진행되면서 한국의 VMware 고객은 당분간 제품 도입, 구축, 기술지원 등의 업무 처리가 기존보다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Broadcom의 이러한 조치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VMware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에게 전가되는 셈입니다.
2. 가장 큰 이슈는 VMware 라이선스 정책 변경과 구독제 전환
■VMware 라이선스, 어떻게 바뀌었나
<이미지 출처 : 전자신문 1, 전자신문 2, 국민일보>
사실 VMware Korea의 조직과 비즈니스 개편은 고객 입장에서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선스 정책 변경은 얘기가 다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라이선스에 포함된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고, 이로 인해 대폭 인상된 가격으로 라이선스를 갱신해야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Broadcom은 VMware 영구 라이선스 정책을 폐기하고 일괄 구독제로 전면 개편했습니다. 한번 비용을 내면 일단 제품 자체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기술지원이 아닌 제품 사용을 위해서도(물론 최신 버전에 한해) 매년 비용을 납부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최소 30%에서 최대 5배까지 비용이 증가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국민일보 기사 내용 참고)
Broadcom은 과거 Symantec 인수때에도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전례가 있죠.(보안뉴스 / 브로드컴의 시만텍, "4월부터 제품 가격 300% 인상") 그래서 시장에서는 이번 VMware 인수 후에도 제품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되, 그 인상폭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만, 업계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의 비용 증가에 기존 VMware 고객들의 부담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지 출처 : Nand Research, VMWARE NEW BUNDLES & PRICING: IMPACT TO IT BUYERS 3페이지>
변경된 VMware 라이선스의 큰 골격은 기존에 개별 라이선스로 공급되던 VMware 제품들이 VCF(VMware Cloud Foundation)와 VVF(VMware vSphere Foundation)이라는 2개의 패키지로 변경된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같은 엔트리 레벨 기업을 위해 vSphere Standard와 vSphere Essential Plus라는 패키지를 제공하지만 이 패키지들 역시 vCenter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당초 중소기업이 vSphere Essentials Kit 1개 라이선스로 최대 3개 노드까지(물리서버 3대) 가상화시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상위 버전인 vSphere Essentials Plus에 vCenter까지 무조건 함께 사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게다가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VCF, VVF 패키지에는 많은 제품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별 제품이었던 vSAN, NSX, Aria Suite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변경된 정책에서는 함께 구매해야 하고, 방화벽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가장 상위 버전인 VCF 패키지를 구독해야 합니다. 즉, 기존에 개별 제품으로 나눠져있던 수십개의 제품이 소수의 패키지로 통합되었고, 이 패키지들은 영구 라이선스가 아닌 구독형 라이선스로 변경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Broadcom은 구독제로 변경하면서 제품 단가를 50% 낮췄다고 주장합니다만, 패키지로 제품들을 묶어 끼워팔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을 함께 구매해야 하기에, 고객들은 VMware 라이선스 비용이 인상되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지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변경된 VMware 라이선스 정책에 따른 비용 시뮬레이션
<vSphere 가격은 인터넷에 공개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했음>
VMware의 주력 제품인 vSphere를 기준으로 정책 변경 전과 변경 후 가격을 정리했습니다. 변경 전에는 영구 라이선스였고 21%의 기술지원료가 매년 부과되는 형태였습니다. 구매 단위는 CPU, 소켓 단위였고 최소 1 CPU로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했으며, 1 CPU 당 32코어까지만 지원했습니다. 32코어를 넘지 않는다면 1개 라이선스만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정책 변경 후에는 코어 당 가격으로 변경되었고, 제품 라이선스 가격에 기술지원료가 포함되어있으며, 이 금액을 매년 지불해야 하는 구독제 라이선스입니다. 구매 단위는 코어이며 최소 16코어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vSphere 기준 변경 전과 변경 후 금액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볼까요?
변경 전의 경우 영구 라이선스 금액에 SNS(Support License) 비용을 더해 3년 합계로 금액을 산정했고, 변경 후의 경우 3년치 비용을 추가해서 비교했습니다. vSphere Essential의 경우 1 CPU 8코어를 사용할 경우 변경된 라이선스에서는 무조건 16코어를 구매해야 하기에 금액 인상폭이 큽니다. 반면 2 CPU를 사용한다면 최종 코어 수는 16코어이기에 변경된 라이선스 금액이 오히려 저렴해 지는데요. 만약 기술지원을 받지 않는다고 비교하면 변경 후 라이선스 금액이 $500 이상 더 비싼 것을 알 수 있습니다.
vSphere Standard의 경우 16코어 CPU를 사용하기에 3년 합계 금액 기준으로는 변경 후 라이선스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기술지원료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변경 후 라이선스 금액이 꽤 비싸겠죠.
문제는 vSphere Enterprise Plus입니다. 코어 수가 많아질수록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서는 금액이 크게 증가하는데요. 최신 CPU들이 64코어, 96코어까지 지원하는 CPU도 있는 만큼, 최근에 출시되는 높은 사양의 서버에 vSphere를 사용할 경우 비용 증가폭이 2배 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다년 계약을 통해 할인을 받을 수 있는만큼 최종 가격은 직접 산정해 봐야겠으나, 코어 수가 많은 CPU를 장착한 서버에 vSphere를 사용한다면 이전 대비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Nand Research, VMWARE NEW BUNDLES & PRICING: IMPACT TO IT BUYERS 3페이지>
vSAN을 사용했던 고객이라면 비용 증가폭은 더 커집니다. 앞서 보셨던 이미지를 다시 가지고 왔는데요. VVF 패키지에 포함된 vSAN Enterprise의 용량이 코어 당 100 GiB입니다. 그래서 만약 24코어 CPU에 VVF를 사용한다면 vSAN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 용량은 2.4 TiB가 되는겁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 기존에 vSAN 용량을 20 TiB 사용하고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20 Tib - 2.4 Tib = 17.6 Tib가 모자르잖아요? 그럼 상식적으로 '17.6 Tib에 해당하는 vSAN 라이선스를 추가로 사면 되겠네?'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변경된 정책에서는 부족한 스토리지 용량에 맞게 vSAN 용량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필요한 전체 용량인 20 TiB에 해당하는 vSAN 용량을 구매해야 합니다.
하지만 VCF는 다릅니다. VCF에 포함된 vSAN 스토리지 용량은 코어 당 1Tib인데요. 만약 기존에 vSAN 용량을 100 TiB 사용하고 있었고 24코어에 해당하는 VCF를 구매했다면 주어진 vSAN 용량은 24 TiB입니다. 그래서 100 Tib - 24 Tib = 76 TiB 만큼의 vSAN 용량을 구매하면 됩니다. VVF에 주어진 vSAN 용량과 VCF에 주어진 vSAN 용량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 링크의 후반부에 있는 VVF 표를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VMware는 이 문서에서 'vSAN : There is Insufficient trial capacity from VVF'라는 문장을 기재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insufficient(부족한)'와 'trial(체험)'입니다. 저 문장을 해석하면 'VVF에 할당된 vSAN 체험 용량이 부족하다'입니다. 즉, VCF의 vSAN 용량은 VCF 라이선스 구매자에게 준 용량이고, VVF의 vSAN 용량은 VVF 라이선스 구매자가 체험해 볼 수 있는 용량이라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One 스토리지 요금제 페이지>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Google One 스토리지를 기본적으로 15 GB 제공받습니다. 이 15 GB를 다 쓰면 어떻게 하나요? 위 이미지와 같이 돈을 내고 100 GB든, 2 TB든 스토리지를 구매합니다. 만약 100 GB의 Basic 요금제를 선택한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용량은 15 GB + 100 GB = 115 GB인가요? 아닙니다. 100 GB입니다.
<이미지 출처 : Apple, iCloud+ 요금제 및 가격 소개 페이지>
아이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기본적으로 5 GB의 무료 iCloud 저장공간을 제공받습니다. 이 5 GB용량은 턱없이 부족하죠. 금방 채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추가 용량이 필요해 50 GB 용량을 제공하는 iCloud+ 요금제를 가입하면? 제공받게 되는 전체 용량은 55 GB가 아닌 50 GB입니다.
Google과 Apple이 제공하는 무료 용량도 앞서 설명한 VVF의 vSAN 용량인 코어 당 100 GiB와 같은 Trial Capacity, 체험해볼 수 있는 용량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존에 vSAN을 잘 사용하셨는데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의 VVF를 구매하신다면 꽤나 많은 vSAN 용량을 구매하셔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아예 기본 용량을 제공하는 VCF로 가면 되는거 아닌가요? 앞서 소개해 드렸듯이 VCF는 코어 당 $350으로 VVF의 코어 당 $135보다 2.6배나 비쌉니다.
그래서 VMware의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수의 제품들을 4개 제품군으로 패키징 :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라도 어쩔 수 없이 함께 구매해야 함
●영구 라이선스에서 구독제로 전환 : 기술지원을 받기 위해 기술지원료만 지불하는 것이 아닌 제품 금액까지 함께 지불해야 함
●VVF 한정 vSAN 용량 구매 비용이 크게 증가
●라이선스 산정 기준이 CPU 단위에서 코어 단위로 바뀌고 최소 구매 단위가 16코어로 변경됨 : 많은 코어를 장착한 CPU를 사용할 경우 비용이 크게 증가
3. 결론 : 선택의 기로에 놓인 VMware 고객들,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VMware의 미래가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이유
2022년 5월에 Broadcom이VMware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정말 이 두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Broadcom의 발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수가 완료되고 난 뒤의 Broadcom의 행보를 보면, 자연스럽게 이전의 CA Technologies, Symantec 인수 후 벌어졌던 일들이 떠오른다며 VMware 고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가장 큰 이유는 Broadcom이 기존의 VMware 고객들을 생각하기 보다는, 인수한 VMware의 수익성 강화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첫 섹션에서 언급한 VMware Korea 조직 및 비즈니스 파트너 정책 개편, 그리고 라이선스 정책 변경과 구독제 모델로의 일괄 전환 발표에서는 한국에서,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VMware의 모든 고객들을 잘 챙기겠다는 모습이 보이질 않거든요.
그리고 VDI 시장에서 VMware의 가장 큰 라이벌인 Citrix 역시 2022년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한국 조직을 대폭 축소했고, 최근 구독형 제품의 패키징을 다시 하고 연간 구독으로 강제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VMware도 기존에 중소기업들에게 제공하던 vSphere Essential 단일 제품을 없애고 vCenter와 통합하는 등 두 회사 모두 이제 정말 자신들의 솔루션을 앞으로도 쭉 사용할 기업들, 충성 고객들만 사용하라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객의 풀을 넓히기 보다는 메이저 고객에게만 집중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거죠. 이러한 정책은 고객에게 하나도 좋을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Broadcom의 VMware 수익성 강화 기조는 기존에 VMware가 영위하던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Broadcom은 2019년 말에 VMware가 인수한 엔드포인트 보안 솔루션 기업 CarbonBlack과 역사가 오래된 VDI 비즈니스인 Horizon과 WorkspaceONE이 속한 EUC 부문을 매각하고 VMware가 잘하는 인프라 자원 관리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저는 VMware의 CarbonBlack 인수를 보고 EUC 부문의 보안에 힘을 실어 앞으로 VMware가 EUC 영역을 더욱 집중하려는 것인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Broadcom 입장에서는, 기존에 입지가 탄탄한 vSphere 기반의 인프라 가상화 영역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되, 반면 경쟁도 치열하고 투자도 많이 필요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EUC 영역은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사실 기업이 기존의 사업 부문을 재편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은 정리하는게 맞죠. 하지만 Broadcom에게 아쉬운 것은, 변경된 사업구조와 라이선스 정책으로 인해 걱정이 많을 VMware 고객들을 케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많은 변경으로 인해 기존의 VMware 고객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고 결국 그들의 이탈 가능성은 증가할텐데, Broadcom은 그 리스크까지 충분히 감수하면서까지 VMware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겨진 VMware 고객들의 선택지 : 그대로 머무르기 vs 대안 찾기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기존의 VMware 고객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2가지 입니다.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계속 VMware 기반 인프라를 잘 운영해왔고 인상된 비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됩니다. VMware의 라이선스 정책이 변경되는 것이지 VMware 회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국내에서의 VMware 비즈니스 판도가 크게 바뀌긴 했지만 이미 VMware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고객들은 VMware와 리셀러들이 각별하게 챙길 것이기에 비용 부담만 감내할 수 있으면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VMware도 앞서 언급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여러 당근책을 제시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기업의 최우선 당면 과제 중 하나는 IT 비용 절감입니다. 사실 VMware 제품을 사용하게 된 배경도 기존의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찌보면 IT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해 VMware의 가상화 제품들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상황이 변했습니다. 기존에 받아든 청구서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인상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Broadcom 산하의 VMware에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예 재갱신하지 않고 영구 라이선스 버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술지원은 자체 인력 혹은 파트너 인력으로 해결하려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는 없을겁니다.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보안 취약점은 계속 생겨날테고, 이로 인해 VMware도 자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테니까요.
<이미지 출처 : IT's FOSS NEWS, Broadcom Drops A Hammer on VMware Customers After Acquisition>
하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기존에 VMware를 사용하던 고객들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계속 VMware를 비싼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 사용하느냐, 다른 대안으로 갈아타느냐 입니다. 그런데, 온프레미스에서 소규모로, vSphere Essential이나 Standard 정도의 라이선스로 VM을 운영하던 기업은 그대로 VMware 영구 라이선스를 사용해도 됩니다. 이정도 규모의 기업들은 아마도 사내 시스템 운영만을 목적으로 vSphere를 사용할 것이고, 굳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도 시스템 운영에 크게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구독형 라이선스를 구입하지 않아 VMware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파트너들과 별도의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에게 기술지원을 받으면 됩니다.
그렇지만, 대규모로 VM을 운영해서 vSphere 및 VMware의 다양한 제품을 많이 사용하던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어느 기업이나 IT 비용 절감은 가장 큰 이슈이긴 하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기업과 기관들은 IT 비용 절감에 대한 중요도가 남다르죠. 그리고 보안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상화된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과 안전한 보안 환경 구축을 위해서라도 VMware의 최신 제품 사용은 필수입니다. 그러러면? 네, 구독제 라이선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달라진 정책으로 인해 증가된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에게 알맞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들로는 Microsoft, Red Hat, Nutanix 등이 있습니다.
사실 VMware의 기술이 완성도가 높긴 하지만 아예 대체 불가능한 기술은 아닙니다. 서버 가상화의 하이퍼바이저는 Microsoft Hyper-V, Red Hat Virtualization, Nutanix AHV, Citrix Hypervisor(구 Xen Server), 그리고 오픈소스인 KVM(Kernel-based Virtual Machine) 등으로 대체할 수 있고요. 온프레미스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면 AWS, Azure, GCP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VM으로 전환해도 됩니다.
그리고 VDI 역시 VMware Horizon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도 여럿 있습니다. 기업들은 HP, Lenovo, Dell Technologies와 같은 PC 제조사의 Daa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요. 온프레미스의 VDI 환경이 필요하다면 VMware의 경쟁 제품인Citrix Virtual Apps and Desktops(구 Citrix XenDesktop), Microsoft Remote Desktop Services (RDS), Red Hat Virtualization (RHV) for Desktops와 같은 외국계 기업 제품들부터 틸론, 이스트시큐리티, 가비아 등 국내 기업들의 VDI 제품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VMware가 자랑하는 네트워크 가상화 제품인 NSX, 스토리지 가상화 제품인 vSAN, 기업용 쿠버네티스 서비스인 Tanzu 등도 대체제가 충분히 있는 실정이죠.
<이미지 출처 : CloudKinetics, Migrate VMware Workloads To VMware Cloud On AWS>
게다가 이참에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분명 늘어날 수 있습니다만, 온프레미스의 거대한 인프라를 단번에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기업들을 위해 Oracle은 OCVS(Oracle Cloud VMware Solution)이라는, 온프레미스의 VMware 인프라 환경 그대로 Oracle Cloud에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기업들은 직접 운영, 관리하고 있는 온프레미스의 인프라만 Oracle Cloud로 옮기고, 그 위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VMware 환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클라우드를 맛본 다음, 점차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전환해 가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겁니다.
Oracle 외에 VMware Cloud on AWS, Azure VMware Solution, Google Cloud VMware Engine 등 대형 CSP들은 VMware 환경을 그대로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로 가져와 기존 환경 대비 큰 변경 없이 그대로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라면 이러한 서비스들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Broadcom의 VMware 인수로 인한 VMware 라이선스 정책 변경, 그리고 이에 따라 앞으로 VMware 고객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물론 이 내용은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하고 제 생각을 덧붙인, 제 개인적인 견해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라고요. 조만간 앞서 간단히 언급한 VMware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의 솔루션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콘텐츠가 VMware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IT 담당자 분들, 그리고 Broadcom의 VMware 인수로 인한 VMware 라이선스 정책 변경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끝!
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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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회원가입좋은 정리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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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회원가입브로드컴은 뭔 돈이 얼마나 많길래 줄줄이 인수하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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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회원가입워낙 복잡한 내용이라 알아보기 귀찮아 미루고 있었는데 한방에 정리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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